최근 KT 올레tv를 비롯해 인터넷TV(IPTV) 3사가 치열한 미국 드라마(미드) 수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레tv는 앞으로 3년 동안 인기 미드인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3(위쪽 사진)와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12 등 1800여 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미국과 동시방영으로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KT 제공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미드 동시방영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미드 VOD 시청 건수가 연초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청자 폭도 미드 마니아를 넘어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편당 제작비가 30억∼50억 원 수준인 미드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의 빈약한 콘텐츠를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체재로 평가돼 IPTV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KT 올레tv의 경우 9월부터 미드 동시방영을 시작한 이후 미드 VOD 매출은 90%, 이용횟수는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방영 이후 올레tv에서 미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 높아졌다. KT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 강자인 CJ E&M 계열 회사(tvN, 엠넷, 올리브 채널 등) 전체의 VOD 매출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인식 KT 미디어콘텐츠 담당 상무는 “예전에는 미국 방송 후 6개월∼1년 뒤에나 VOD로 볼 수 있는 등 미드를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창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IPTV 1위 사업자인 올레tv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을 잡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수준 높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분명한 만큼 마니아층을 넘어서 새로운 VOD 시청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도 미국 CBS와 영국 BBC의 신작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현지 방영 직후 서비스할 방침이다. 최근 동영상 부문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LG유플러스 역시 NBC유니버설과 손잡고 ‘히어로즈 시즌5: 리본’을 현지 방영 직후 국내에서 VOD로 서비스하고 있다. 히어로즈 시즌5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시청건수가 150만 건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