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곳중 가격 내린 업체는 1곳뿐… 샤넬-디오르등 7∼10% ‘배짱 인상’
한동안 잠잠하던 명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최근 다시 잇따르고 있다. 개별소비세 부과 범위가 축소된 상황에서 값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리는 ‘거꾸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2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티앙디오르는 지난달 말 가방 등 일부 인기 제품 가격을 10%가량 ‘조용히’ 인상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5∼8%가량 가격을 알음알음 올렸던 프라다는 하반기 들어서 대표 제품인 사피아노 라인을 중심으로 10% 가까이 또 값을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크리스티앙디오르의 대표 제품인 ‘레이디 디오르’는 기존 480만 원에서 510만 원(6.2%)으로 올랐다. 프라다의 ‘사피아노 BN1801’은 올 초만 해도 230만 원이었으나 3월 242만 원(5.2%)으로 올랐고 현재는 279만 원(15%)에 판매되고 있다. 샤넬도 1일부터 ‘2.55빈티지’ ‘그랜드쇼핑’ 등 인기 제품들의 가격을 7%가량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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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아일보가 2일 입수한 한 백화점의 명품관 가격변동 자료에 따르면 개소세 축소 이후 20개의 명품업체 중 가격을 내린 곳은 시계 브랜드 단 한 곳으로 5% 인하된 것으로 나왔다. 13곳은 가격인하 사항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6곳은 판매가 공개조차 거부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아동학과)는 “개별소비세 축소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아 기형적인데 가격 인상까지 한다는 건 소비자뿐 아니라 시장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개소세 축소를 일괄적으로 할 게 아니라 세부적으로 분류하는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