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10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구조조정을) 채권단 자율에 맡기니 지지부진하다”며 “서별관회의로 가져와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서별관회의는 청와대 서(西)별관에서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금융위원장 등이 함께하는 비공개 경제금융회의다.
지금까지 각종 기금으로 지원하며 구조조정을 미뤄오던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다니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정부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들을 연명시키다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동반 부실을 불렀고, 애물단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경영은 민간기업에 떠넘겼다.
1997년 외환위기는 대기업들의 방만한 차입 경영이 한 원인이 됐다. 지금도 한국 경제의 뇌관(雷管)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인 반면 기업부채는 무려 2200조 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 기업이 잘못되면 거래하는 기업들이 다 휘청거릴 수 있어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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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은 인기는 없고 고통이 따르는 작업이다. 정부가 실업이 무서워 구조조정을 안 하면 위기가 닥칠 때 공도동망(共倒同亡)할 수 있다.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과 로비를 뚫고 오로지 나라 경제만 생각하며 추진해야 가능하다. 3선 의원인 최 부총리는 국회로 돌아갈 날짜를 세고 있고, 윤 장관도 부산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총선에 나가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기업 구조조정을 완수한 다음에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