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출신 캠벨 등 공동수상
세 과학자 모두 보건의료 수준이 떨어지는 저개발 국가들을 주로 괴롭히는 감염병 분야에서 획기적인 약물을 개발한 공로가 인정됐다.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세 과학자는 모두 유명 제약회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던 제3세계의 감염병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며 업적을 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대 출신으로 야간고 교사를 지낸 일본 노과학자 오무라 교수와 중국 과학계에 중국 국적으로 최초로 노벨상을 안긴 투 연구원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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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라 교수는 1958년 야마나시대 자연과학과를 졸업한 후 야간고 교사를 지내다가 어려운 여건에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극을 받고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 후 유기화학 미생물학 생화학을 배워 유용한 물질을 찾아내는 데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허로 올린 수입으로 방사균 게놈 해독 등 첨단 연구도 추진했고 1989년에는 사이타마 현에 병원을 짓기도 했다. 그의 신조는 “다른 사람과 같은 일은 안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며 지갑 안에 손바닥만 한 샘플 봉지 2장을 항상 넣고 다닌다.
중국도 잔치 분위기이다. 신화통신과 관영 중국중앙(CC)TV 등 언론은 특집 방송까지 내보내며 투 연구원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투 연구원은 오랫동안 동서양 약품을 결합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며 그가 개발한 약품으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국이 투 연구원의 수상에 환호하는 것은 중국계 출신은 8차례나 과학 계통 노벨상을 받았으나 중국 국적자로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 국적의 노벨상 수상자는 2010년 평화상을 수상한 반체제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와 2012년 문학상을 수상한 모옌(莫言) 2명뿐이었다. 2000년 문학상을 수상한 가오싱젠(高行健)은 프랑스 국적이다.
투 연구원은 베이징대 의대를 다니던 시절 식물 등 천연약물에 대한 연구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분야와 인연을 맺었고 1955년 위생부 산하 중의연구원에 들어간 뒤 수십 년 동안 한 분야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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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물리학상(6일), 화학상(7일), 평화상(9일), 경제학상(12일), 문학상(미정) 순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도쿄=배극인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