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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엔 모두 A가수 곡만 즐비
음악소비 조작 순위 왜곡 우려
음악사이트에서 ‘작전’이 의심되는 수상한 ID가 대거 발견돼 가요계 음원 사재기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혹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해 사재기를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증거를 쉽게 찾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가 우려된다는 시선도 있다.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에서 A가수와 ‘팬맺기’를 한 회원 ID 명부를 살펴보면 일련번호가 붙은 동일 패턴의 유사 ID가 수백개 발견된다. ‘abc01’, ‘abc02’, ‘abc03’ 등 영어와 숫자가 조합된 오름차순 형식이다. 이들이 최근 들었던 곡과 ‘좋아요’ 목록은 모두 A가수의 특정곡이다. 해당곡과 가수의 랭킹을 올리려는, 사재기의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확정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또 다시 의혹 제기에만 그칠 우려도 크다. 2013년 SM·YG·JYP·스타제국엔터테인먼트가 디지털음원 사용횟수 조작을 제안한 업체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기소조차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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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브로커이든, 수십만의 팬심이든, 동일패턴 ID로 인해 음악소비가 건전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결국 순위가 왜곡돼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악사이트 측의 더 치열한 관리감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멜론 측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상 징후가 있는 ID와 곡에 대해서는 정교한 필터링 기능을 가동시켜 차트에 반영되지 않게 조치를 취해왔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