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협 93%찬성 타결… 임금피크제 도입 인건비 가장 비싼 공장 위기감… 勞, 통상임금서 상여금 제외하자 使, 10개 수당 대신 포함시켜 화답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임금 협상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최초로 호봉제를 폐지했다. 아울러 임금피크제까지 도입해 다른 자동차 업체의 노사 임금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22일 “르노삼성차노동조합의 올해 임금협상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93% 찬성으로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한 건 국내 5개 완성차 가운데 처음이다.
합의 내용은 △호봉제 폐지 후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도입 △기본급 2.3%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 △통상임금 자율 합의 △격려금 700만 원 지급 등이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완성차 가운데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년을 현 55세에서 60세로 5년 연장하는 대신 만 55세가 되는 해부터 임금을 전년보다 10% 줄이기로 했다. 이 밖에 노조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철회하자 회사 측은 다른 10개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임금 협상은 ‘인건비 쇼크’가 닥친 상황에서 현행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노사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인건비가 르노의 프랑스 공장 인건비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하면서 르노그룹 내 14개국 23개 승용차 공장 중 가장 인건비가 비싼 공장이 됐다. 르노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상두빌, 두에, 플랭 등 르노그룹이 가동 중인 프랑스 내 대표적인 승용차 공장 3곳의 인건비 평균을 100(유로화 기준)으로 봤을 때 부산공장의 인건비는 106이었다.
노사는 해외 공장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일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샘물 evey@donga.com·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