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힘/이명옥 지음/332쪽·1만6000원·다산책방
고상우 작가의 ‘더 키스 2’(2008년). 직업 모델이 아닌 부부를 섭외해 보디페인팅을 입히고 수개월간 거듭 촬영한 것을 네거티브 인화했다. 다산책방 제공
책의 부제는 ‘착한 욕망을 깨우는 그림’. 지은이는 서울 종로구의 한 미술관 관장이며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다. 그가 얘기하는 ‘착한 욕망’이란 파괴나 쾌락이 아닌, 생산적이라고 여길 만한 성취에 대한 욕망이다.
이 분야 전문가로서 오랜 시간 축적한 작품 경험을 적절히 활용한 덕에 끝까지 막힘없이 읽힌다. 그림에 얽힌 뒷얘기를 지루하지 않게 간추려 썼다. 작가들의 멋스러운 그림이 풍성하게 들어갔으니 카페에 앉아 들고 있기 좋다. 글의 절반은 비슷한 주제의 문학작품이나 작가 인터뷰 인용으로 채웠다. 인상적인 부분은 대개 그 인용구 편린 안에 있다. 미모의 이혼녀를 모델로 삼은 프랑스 화가 제임스 티소의 그림 뒤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이어내는 식이다. 노세환의 사진에는 마셜 매클루언의 ‘미디어의 이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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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