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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완치자, 마음은 아직 투병중

입력 | 2015-07-17 03:00:00

51% 불안, 36% 불면증 호소… 9명은 ‘외상후스트레스’ 심각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상당수가 완치 이후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완치자에게 심리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심리위기지원단에 따르면 16일 현재 메르스 완치자 133명 중 상담이 진행된 인원(106명)의 절반(50.6%)가량이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치자 가운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27명은 가족이 메르스로 사망해 유가족(11명)으로 분류됐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들(16명)이다.

심리지원 상담 결과 106명 가운데 41.8%는 우울증, 36.3%는 불면증을 겪고 있었다. 특히 완치자 9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로 복귀하지 못하고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대인 기피 증상이 심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거나 재발 공포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이들은 증상 발현 후 한 달이 지날 때까지 호전되지 않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확진 판정을 받게 된다.

메르스 환자들은 완치 이후에도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중동에 다녀온 적도 없는데 왜 하필이면 내가 감염됐을까”, “나는 운이 나쁜 사람이다” 등의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 완치자 4명 중 1명(25.4%)은 분노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완치자도 5.4%였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배정미 인턴기자 고려대 행정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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