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동산시장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전용면적 60~83㎡의 준중형 아파트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분양시장에서 검증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설사들이 공급을 꺼려했지만, 최근에는 짜임새 있는 평면구성으로 중형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실속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백조로 탈바꿈한 준중형 아파트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국에서 공급된 아파트 13만7299채 가운데 전용 60~83㎡ 준중형 아파트가 전체의 25.1%(3만4397가구)를 차지했다. 2013년 상반기 공급물량에서 준중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15.2%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준중형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그 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준중형은 전용면적 규모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소형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중형 이상은 거주 목적으로 수요가 꾸준한 반면, 준중형은 전·월세를 놓기에는 부담스럽고 입주하기에는 좁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베란다 확장과 효율적인 평면 구성으로 전용 60~83㎡만으로도 과거 중형보다 오히려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는 소형아파트의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준중형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소형이나 중대형에 비해 준중형은 물량이 많지 않아 수요가 조금만 몰려도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양대행사 포애드원의 신경희 팀장은 “준중형 아파트는 전용 84㎡와 비교해 평면이나 구조는 비슷하면서 가격이 낮다”며 “저렴한 가격에 중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 하반기 준중형 잇따라 분양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7월 부산 연제구에서 분양하는 ‘연제 롯데캐슬·데시앙’은 전체 1168채 중 146채가 전용 72㎡다. 포스코건설은 8월 경기 용인시 기흥역세권지구에서 ‘기흥역 더샵’을 분양하며 1394채 중 전용 72㎡를 367가구 선보인다. 경기 부천시 약대동에 선보이는 ‘부천 3차 아이파크’는 184채가 모두 59~70㎡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준중형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준중형의 인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5월 경기 하남시 현안2지구에서 선보인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 뜰’에서는 전용 74㎡이 9.42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6월 부천 옥길지구에서 분양한 ‘옥길 호반베르디움’도 전용 73㎡가 3.83대1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