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 된 아이브 ‘디자인은 창작물의 영혼’ 철학 공유… 생전 잡스 “내 영적 동반자”로 불러
조너선 아이브(왼쪽)와 생전의 스티브 잡스. 동아일보DB
2011년 세상을 떠난 잡스는 생전에 ‘띠동갑’으로 12세 연하인 아이브 부사장을 ‘나의 영적인 동반자(솔 메이트)’라고 불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5일 아이브 부사장의 승진 인사를 발표하자 생전에 잡스와 아이브가 공유한 디자인 철학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WP는 “표면적 단순함이 아닌 진정한 단순함(True Simplicity)이 두 사람의 디자인 철학이었다”고 했다. 잡스는 “무엇을 단순화시킨다는 건 그 대상이 갖는 복잡성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설명하는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라고 정의했고, 아이브 부사장은 “사람들이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이 제품을 제압할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브 부사장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잡스 전기에서 “(잡스와 나는) 신제품을 만들 때 본질을 빼곤 다 없애길 원했다”고 말했다. 잡스도 생전에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디자인을 단지 겉모양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건 정반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디자인은 창작물의 영혼(본질)이다”라고 말했다.
잡스는 생전에 “아이브에게 이래라저래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나 말고) 아무도 없다”고 할 만큼 그를 특별하게 대했지만 아이브 부사장이 잡스에게 좋은 감정만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아이브 부사장은 ‘잡스 전기’에서 “그가 내 아이디어들을 듣고는 ‘형편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일부를 자기 생각인 양 발표할 땐 상처를 받곤 했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브 부사장은 2011년 10월 19일 잡스 추모식장에서 “생큐 스티브”라는 말로 잡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