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9>티포엘
슈퍼섬유 디자인 회의 경북 경산시 티포엘 기술연구소에서 천진성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연구원들이 슈퍼섬유 자전거 몸체 디자인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섬유복합소재 전문기업인 ㈜티포엘에 근무하는 김하나 씨(23·여)는 1일 “일하고 배우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근로자의 날이지만 직원 대부분이 출근했다. 대기업 연구소의 시제품 주문이 밀려 있는 데다 신기술 개발도 늦출 수 없어서다. 김 씨는 “‘서로 아끼고 배려하자’는 사훈처럼 동료들이 한마음”이라며 “거의 매일 야근인데도 힘들지 않은 것은 국내 최고 기술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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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섬유 첨단기기 점검 티포엘 연구원들이 슈퍼섬유를 꼬아서 다양한 형태를 만드는 3차원(3D) 브레이딩 기계를 점검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공장에는 신기술 장비가 많다. 지름 5m가량인 브레이딩(섬유를 꼬는 기계)은 자랑거리다. 둥근 기계가 돌아가면서 탄소섬유 등 여러 종류의 굵은 실을 엮어 필요한 모양을 일체형으로 만든다. 국내 최고 기술로 다양한 복합소재 개발이 가능하다. 최근 생산 속도와 품질을 향상시킨 3차원(3D) 응용 기계도 개발했다.
이 기계 덕분에 2011년에는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돼 5년 만에 탄소섬유(카본) 소재를 이용한 자전거 개발에 성공했다. 알루미늄이나 철로 만든 자전거보다 무게가 절반 이하로 가볍고 7배 정도 단단해 ‘꿈의 자전거’로 불린다. 프레임(바퀴를 제외한 몸체) 무게가 1.3kg에 불과하다. 여러 마디(부품)를 붙여 만들지 않고 일체형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자전거 부품은 2000여 개다. 이 중 바퀴를 포함해 전체 부품을 떠받치는 프레임은 자전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프레임 제작 회사 이름을 자전거 브랜드로 사용하는 이유다. 티포엘은 프레임을 비롯해 핸들 휠 안장 지지대 등 대부분의 자전거 부품을 슈퍼섬유로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독일 영국 등 유럽이 사용하는 안전기준(EN)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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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경 전무이사(46)는 “일체형 몸체 생산 기술을 활용해 문제 부위를 손쉽고 값싸게 재생할 수 있었다. 전국 자전거 대리점 180여 곳이 자전거 판매 동참을 약속할 만큼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