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브라질 등 “잔인한 결정” 비난… 인니 “마약사범엔 자비 없다” 강경 “단순 운반책 입증할 증인 나타나”… 필리핀 여성은 11시간前 극적 유예
인도네시아가 28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외국인 7명이 포함된 마약사범 8명에 대한 총살형을 집행했다. 호주 브라질 등 사형수 출신 국가들이 인도네시아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서면서 외교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특히 총리까지 나서 막판까지 자국민 구하기를 시도했던 호주에서는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잔인하고 불필요한 결정”이라며 항의의 뜻으로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양국 정상의 서명만 남겨놓은 인도네시아-호주 자유무역협정(FTA)도 난항이 예상된다. 세르지우 프란사 다네지 브라질 외무차관은 “이번 사형 집행이 양국 관계에 심각한 긴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1월 5명을 처형하는 등 올해 들어 외국인 마약사범 12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외교적 압박에도 마약 근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국민 450만 명이 마약재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50만 명은 심각한 중독자”라며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약 사범에겐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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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노력도 딸의 사형 집행 제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의 구명을 위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백방으로 노력했던 어머니 셀리아 벨로소 씨는 “손주들이 ‘엄마가 죽지 않았다’며 길길이 뛰면서 기뻐하고 있다. 딸이 ‘신이 내가 살아 있길 원한다면 단 몇 분이라도 더 살고 싶다’고 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