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장애동물 삼총사 남북동물교류 1호 반달곰 으뜸이… 앞 못본다는 이유로 16년째 비공개 낚싯바늘에 눈 잃은 물개 마음이, 날개다친 흰꼬리수리도 건강 회복
눈 먼 반달곰 으뜸이와 새끼들, 물개 마음이, 날개 끝 부분을 절단한 흰꼬리수리(위쪽부터). 동물원 관계자들은 “장애동물을 잘 돌보는 것은 종 복원, 교육적 차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공원 제공
동물원에는 선천적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가진 동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장애동물’의 처우는 각박하다. 멀쩡한 동물에 비해 사육비용이 2∼3배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영난을 겪는 동물원에선 장애동물을 안락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물복지’를 고려한다면 장애동물도 충분히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장애 반달곰 으뜸이는 북한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온 ‘남북동물교류 1호 동물’이란 상징성도 있다. 당시 국내에서 희귀했던 토종 반달곰으로 맥이 끊긴 반달곰 가계를 다시 이을 ‘열쇠’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으뜸이는 2006년에서 2011년까지 새끼를 6마리나 낳았다. 이 중 5마리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지리산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에 투입됐고 모두 방사에 성공했다. 으뜸이를 처음 대공원에 데리고 온 한효동 사육사는 “새끼도 잘 낳고 모성애도 지극해 이름 그대로 으뜸인 곰”이라며 “40마리 지리산 반달곰들의 대모(代母)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정된 예산과 장애 자체에 부정적인 한국 사회에서 장애동물 돌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추 사육사는 “현재 리모델링 중인 곰사육장이 9월경 다시 문을 열지만 으뜸이의 장애를 고려한 별도 전시공간이 없어 방사장 전시는 어려울 것 같다”며 “사실 더 겁나는 건 ‘기분 나쁘게 왜 장애동물을 보여주느냐’는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털어 놓았다.
노정래 대공원 동물원장은 “장애동물에 대한 편견을 없애면 우리 사회에서 ‘생명존엄성’과 인권교육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시민단체, 기업 등의 자발적인 지원이 뒤따른다면 동물원 장애동물 복지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