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전-자회사 납품비리 15명 기소… 靑파견 경찰은 뒷돈 받고 수사무마도
한전KDN을 통해 한국전력에 상황실용 고해상도 모니터 등 각종 전기통신장비를 납품하는 정보기술(IT)업체 K사. 2006년 설립된 신생 업체였지만 최근 6년간 총 63건에 412억 원어치의 한전 납품 사업을 따냈다. 급성장의 비결은 한전과 한전KDN 관계자들의 요구나 취향에 맞춰 K사 김모 대표(55·구속 기소) 등이 건넨 ‘맞춤형 뇌물’에 있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출신으로 한전 상임감사를 지낸 강승철 전 한전 상임감사(55·구속 기소)는 현금 1500만 원과 퇴직 후 이용할 제네시스 렌터카를 받았고, 김모 전 한전 전력IT추진처장(60·구속 기소)은 현금 2000만 원과 독일제 뉴비틀 승용차(3250만 원 상당)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뉴비틀 승용차는 김 전 처장의 자녀가 몰았는데 보험료나 자동차세 등의 비용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또 한국수력원자력 김모 본부장(59·구속 기소)은 아들 골프레슨비 등 2700만 원을 받았고, 한전KDN 고모 팀장(54·구속 기소)은 현금 2000만 원과 독일제 자전거(360만 원 상당)를 받았다. 한전KDN 국모 처장(55·구속 기소)은 5000만 원과 중고 모닝 승용차(680만 원)를, 이 회사 신모 팀장(46·불구속 기소)은 차량용 오디오(990만 원)와 컴퓨터(100만 원) 및 현금 300만 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장영섭)는 K사 김 대표와 한전 강 전 감사 등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신 팀장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김 대표는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수사 단서가 될 증거물을 빼돌리는 등 수사 방해에 나서기도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