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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정치권력 해부… 3040연극인들의 잔치

입력 | 2015-01-27 03:00:00

26일 시상식… “賞의 의미 되새길것”




26일 서울 종로구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제51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 참석한 영예의 얼굴들. 왼쪽부터 이재균 이자람 박지혜 성수정 김소진 김현탁 구자흥 김광보 이연규 양영미 장우재 이국호 김지연 금배섭 박동우 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해 우리는 집단적 슬픔과 죄의식에 허우적거렸고, 분노의 대상을 찾았습니다. 2014년 동아연극상 수상작을 돌이켜 볼 때 연극계는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핵을 인상적으로 짚어냈습니다. 1990년 이후 자기도취적 상상에만 빠져있던 연극계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사회를 성찰하는 작품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26일 서울 종로구 동숭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51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김방옥 심사위원장이 밝힌 소감이다. 배우 이항나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은 사회부조리나 정치권력을 다룬 30, 40대 연극인들의 잔치였다.

‘자전거-Bye cycle’(작품상)을 제작한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김현탁 대표는 “오태석 선생님의 작품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쉽진 않았다.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아 선생님으로부터 재공연 허락도 흔쾌히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전거…’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하고 위로하고자 만든 작품이었는데, 되레 제가 그분들에게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원작 ‘자전거’는 6·25전쟁 당시 마을 사람들이 등기소에서 집단으로 학살된 역사적 사건을 통해 마을 공동체의 숨겨진 트라우마를 이야기한 작품이다.

3년 전 ‘그게 아닌데’에 이어 이번에 ‘줄리어스 시저’로 연출상을 수상한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는 “개인이 잘해서 상을 줬다기보다는 연극계의 중견 연출가가 되라는 의미로 상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희곡상을 받은 장우재 씨(‘환도열차’)는 “오래전부터 받고 싶었던 상인데, 받고 싶은 분야에서 받아 기쁨이 더 크다”며 “20년 동안 연극을 계속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 이 상을 계기로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연기상을 받은 이연규 씨(‘먼 데서 오는 여자’)는 “축하해준 친구 중 한 명이 ‘그 상은 한 작품에서의 연기만 보고 준 게 아니라 5년, 10년 동안 쭉 지켜보다가 주는 상’이란 말을 했는데, 참 좋았다”며 울먹였다.

판소리를 연극에 접목해 새개념연극상을 받은 이자람 씨(‘추물·살인’)는 “가장 날것이면서 먹고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연극과 판소리는 닮은꼴인 것 같다. 판소리가 이미 연극이라는 걸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협찬사인 KT 오태성 상무,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치림 전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사장, 극작가 이강백 씨,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