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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명훈 부적절 처신, 사실로 확인”

입력 | 2015-01-24 03:00:00

“매니저 항공권 아들-며느리 사용… 외부공연에 단원 66명 동원”
市 계약 연장 방침에 논란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62·사진) 관련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정 감독과의 계약을 계속 연장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관실은 지난해 12월 9일부터 31일까지 시의회 등이 제기한 정 감독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이 결과 2009년 9월 정 감독의 매니저에게 지급된 ‘한국-유럽 간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을 정 감독의 장남과 첫째 며느리가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정 감독은 “당시 매니저가 아파 가족이 대신 일을 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시는 “가족은 통상적인 매니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률자문을 바탕으로 정 감독에게 항공료(약 1320만 원) 반환을 요구했다.

정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에 시향 단원이 참여한 것도 문제가 됐다. 2012년부터 3년간 시향 단원 66명이 동원됐다. 단원들의 ‘자발적 참여’라고 해도 정 감독이 가진 권한(단원 선정 및 위·해촉, 고과 등)을 감안할 때 강제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 또 지난해 12월 정 감독이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 공연을 이유로 시향 공연 일정 3건을 변경한 것도 확인됐다.

정 감독을 둘러싼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지만 시는 일단 계약을 1년 연장한 뒤 내년에 3년 재계약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시향이 정명훈 부임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고 할 만큼 세계적 지휘자인 정 감독의 실력과 브랜드 가치가 대단하다”며 “문제점을 개선하고 계약을 연장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