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 ● 김진휘 2단 본선 16강전 4보(64∼88)
전보에서 김진휘 2단이 우하귀에 걸치자 이세돌 9단은 ○a백로 협공했다. 당연한 협공. 김진휘는 이세돌을 상대로 ●b흑로 가르겠다고 맞선다.
순간 이세돌은 “오 그래” 하며 마음이 꿈틀거린다. 그리고 나온 다음 수 64. 거부의 몸짓으로 살아온 그의 반면 호흡이다. 흑이 받아주면 이득이고 반발하면 싸우자는 뜻이다. 상대의 의중대로 65의 자리에 받아주는 것은 애초에 그의 사전에 없었다.
결국 김진휘는 65로 갈라갔다. 반면에는 또 바람이 인다. 결국 중앙 백은 살아갔지만 하변 백은 잡혔다. 일종의 바꿔치기가 이뤄졌다. 집으로는 손해일지 몰라도 그것을 감행하는 게 이세돌이다. 나를 건드리면 어떤 것이든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흑은 75로 나갔고 백은 76, 78로 끊었다. 또다시 싸움이 시작됐다. 83으로 붙여 행마할 때 84로 끊어 실리를 챙기는 백. 85, 87은 중앙 전투에 도움이 되는 행마. 88까지 서로 안갯속에서 길을 찾아가며 칼을 휘두르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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