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개인전 연 佛추상화가 베르나르 프리츠
2013년작 ‘Nelio’ 앞에 선 베르나르 프리츠. 한결같이 밝고 알록달록한 색채로 어둡게 가라앉은 이미지를 빚어낸다. 조현화랑 제공
―작품마다 ‘Bora’ ‘Mora’ ‘Cala’ 같은 사람 이름을 붙인 것이 이채롭다.
“내 모든 작품은 제목이 없다. 작품을 구분하고 분류하는 데 편리하도록 조수가 붙인 별명이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부여하는 특별한 의미도 없다. 그림은 보는 이와의 소통을 갈망한다. 누군가 발을 멈추고 아크릴 물감과 레진을 섞어 만든 이미지의 이면을 들여다볼 때 소통이 발생한다. 그냥 무심히 지나친다면 그곳엔 아무것도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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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일한 색채가 그림을 지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안료의 성질, 붓의 느낌에 신경을 쓰면서 채색한 부분이 마르기 전에 새로운 물감을 덧입힌다. 그래서 붓을 세척하고 도구를 정리하는 일을 조수에게 시키지 않는다. 모든 동작에서 얻는 우연한 반응이 그림의 요소가 된다.”
―이번에 전시하는 18점은 모두 최근 2년 안에 만들어진 신작이다. 초기작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
“새것은 모두 과거와 연결된다. 늘 새로움을 추구했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언제나 땅 위 한 지점에 구멍 하나를 깊숙이 파 들어왔을 뿐인 듯하다.” 051-747-8853
부산=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