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마치자마자 GOP(최전방 일반전초)에 배치됐어요. 겨울이 되기 전까지 아들 얼굴 못 보는 줄 알았는데 정말 다행이네요."
경기 연천군 소재 육군 25사단 GOP에 근무하는 한현수 이병(20)의 어머니 김치욱 씨(48)는 이번 추석연휴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 김 씨는 6월 입대한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GOP 근무 병사는 아예 면회가 불가능하다는 군 방침 때문에 그동안 단 한 번도 아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병영문화 개선책으로 창군 이래 처음으로 GOP 주말 면회를 허용하자 한 이병 가족은 연휴 첫날인 6일 음식을 싸들고 부대로 향했다. 군 버스를 타고 위병소를 통과해 언덕을 오르자 멀리 서서 가족들을 기다리는 아들과 동료 병사들이 김 씨의 눈에 들어왔다. 한 달음에 달려와 아들을 껴안은 김 씨는 "정말 좋아요. 그냥 좋다는 말밖에 안 나와요"라며 연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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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원하는 시간에 부대 내 수신전용 전화 및 휴대전화로 병사들과 통화할 수 있는 제도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25사단 용바위대대는 이날 병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 9대와 휴대전화 12대를 마련해 병사들과 가족간 통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병사들은 곳곳에서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부모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면회 날짜를 정한 채병훈 이병(20)은 "부모님과 늘 연결되어 있는 기분이 들어 든든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천=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