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첫 개각 아소 부총리 등 자리 지켜…경색된 한일관계 회복 힘들듯 다니가키 간사장 中인맥 두터워 로이터 “대중관계 회복 메시지”… 政敵 이시바 지방창생相 임명
다니가키 간사장
다니가키 간사장
하지만 내각의 핵심 인사 6명과 관저의 보좌관들을 모두 유임시켰다. 1기 내각 정책을 계승해 ‘안전운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일본의 우경화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의미여서 경색된 한일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중고교 교과서 제작 및 교사의 지도지침이 되는 학습지도요령해설서를 고쳐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하는 작업을 주도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60) 문부과학상은 유임됐다. 그는 “종군 기자는 있었지만 종군 위안부는 없었다”고 말하며 위안부를 부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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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사들이 앞으로 망언을 반복한다면 한일 관계 개선은 힘들어진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한일 정상회담이 당분간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자민당 요직 인사에서는 아시아를 중시하는 ‘비둘기파’ 기용이 눈에 띈다. 간사장에 임명된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69) 전 법무상은 온건파로 분류된다. 중국에 인맥이 두텁고 한일, 한중 관계 개선을 중요하게 여긴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75) 신임 총무회장도 한국에 인맥이 있고 한국 방문도 수차례 한 지한파다.
이 인사들이 자민당 내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을 얼마나 억누르느냐에 따라 한일, 중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3일 “아베 총리가 간사장과 총무회장 인사를 통해 중국과 얼어붙은 관계를 녹이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라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을 위해 잠재적 라이벌을 제압한 점도 눈에 띈다. 차기 총리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57) 전 간사장을 신설된 지방창생담당상으로 임명했다. 각료로서 아베 총리의 지휘를 받게 돼 내년 9월 실시될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기 쉽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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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개각 인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지방을 만드는 게 새 내각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또 “여성이 활약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도 새 내각의 큰 도전과제”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정권 출범 이후 617일 동안 한 명의 각료도 교체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의 전후 최장 기록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