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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원순 시장의 개 세 마리를 왜 세금으로 키우는가

입력 | 2014-09-04 03:00:00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진돗개 3마리를 기르며 2012년부터 훈련비 사료비 예방접종비 등에 세금 2346만 원을 썼다. 2013년에는 ‘청사 방호견’으로 지정해 서울시 돈으로 전문기관의 훈련을 받게 하고 총무과 7급 직원이 매주 월, 토요일 공관을 찾아 개 훈련을 시키게 했다. 지난해 12월 공관을 혜화동에서 은평뉴타운의 아파트로 옮긴 뒤에는 두 마리를 애견훈련원에 맡겨 매달 위탁비 110만 원, 사료비 10만 원씩 예산을 쓰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4인 가구의 현금 급여기준 월 132만 원과 맞먹는 비용이다.

서울시장이라도 개를 키우려면 자기 돈으로 하는 것이 상식이다. 연봉 1억1196만 원을 받는 시장이 자신의 개를 서울시 규정에도 없는 ‘방호견’으로 지정한 것도 예산을 쓰기 위한 명분처럼 보인다. 공관에는 사설보안업체의 보안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청원경찰 3명이 24시간 지키는데 뭐가 무서워 진돗개 같은 맹견의 ‘방호’까지 받아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진돗개는 주인에게는 충실해도 낯선 사람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다툼도 일어나는데 시장의 개가 짖으면 주민들이 항의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구나 두 마리를 애견훈련원에 맡기면서까지 세금을 쓴다는 데 수긍할 시민이 몇이나 될까.

박 시장 같은 공인(公人)이 자기 개를 시에 떠맡겨 기르면서 세금을 쓰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다.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하는 박 시장의 공직자 마인드는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방호견의 역할로서 활용이 충분하다”고 변명에 급급했다. 박 시장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맡아 누구보다도 권력을 감시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끌만 크게 보였는지 안타깝다.

지난해 박 시장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무상보육을 계속해야 하는데 재원이 없어 지방채 2000억 원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1일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만나 노후 지하철 교체 등을 언급하며 재정 지원을 부탁했다. 최 부총리는 “지자체도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의 개 예산처럼 허투루 쓴 세출 구조조정부터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