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군사우편 통해 밀반입 판매자 5명 구속-구매자 32명 적발… 영문학교수 등 원어민교사가 18명
미국에서 들여온 대마초를 유통시키고, 이를 사서 피운 원어민 강사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올 2월 미군 군사우편을 통해 대마초 2kg을 밀반입한 뒤 두 달간 이를 판매한 영어학원 강사 재미교포 신모 씨(44), 미국인 김모 씨(25) 등 5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에게 대마초를 사서 피운 경기 수원시의 한 사립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K 씨(44·여) 등 3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마약을 구입한 이들은 사립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3명, 초등학교 영어 교사 2명, 어린이집·학원 영어 강사 18명 등 대부분이 원어민 영어 강사였다.
2001년부터 국내에서 영어 강사로 일해오던 신 씨는 지난해 쉽게 돈을 벌 목적으로 대마초를 팔기 시작했다. 올 2월에는 밀반입에도 손을 댔다. 신 씨가 들여온 대마초 2kg은 총 4000명이 동시에 피울 수 있는 양. 이들은 대마초 1.05kg을 1g당 10만 원꼴로 판매해 약 1억500만 원의 수익을 거뒀다.
신 씨 일당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일대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술집을 돌며 대마초를 구매할 외국인들을 수소문했다. 물건 거래는 인근 본인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서 주로 했다. 판매 일당은 본인들의 범행이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학원에서 쫓겨날 것을 우려해 주로 외국인만을 골라 대마초를 판매했다. 대마초 값으로 돈 대신 받은 엑스터시 15알도 되팔았다.
경찰은 검거 직후 해당 교육 기관에 피의자들의 범행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피의자 중 대학교수와 초등학교 교사 전원은 즉시 해임 조치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