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위키피디아 “잊혀질 권리? 악명높은 조폭 잊어서야” 반기

입력 | 2014-08-07 14:59:00


세계 최대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잊혀질 권리' 인정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6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은 '잊혀질 권리' 판결에 따라 구글 검색 결과에서 삭제된 위키피디아로 이어지는 링크들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더 몽크'라는 별명이 붙은 아일랜드의 범죄자 게리 허치, 이탈리아의 악명 높은 조직폭력배 레나토 발란자스카 등에 대한 설명이 담긴 페이지들로 이어지는 링크들이 포함됐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도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위키미디어 재단의 첫 투명성 보고서 발표회에서 '잊혀질 권리'로 심각한 정보 검열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중의 기억할 권리'를 강조하며 "힘을 사용해 다른 사람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인터넷 정보공유 활동이 부당한 검열 요구로 제약받지 않도록 인터넷 이용자를 위한 권리장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키미디어 재단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304건의 콘텐츠 삭제 및 변경 요청이 있었지만 단 한 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키미디아 재단은 위키피디아로 이어지는 링크 삭제와 관련된 구글 등의 조치 사항을 이용자들에게 모두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구글은 '잊혀질 권리' 판결 이후 지난달 18일까지 유럽에서 9만1000건에 이르는 검색결과 삭제 요청이 있었고 이중 53%를 수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5월 ECJ는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은 검색에서 '잊혀질 권리'를 갖고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