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개막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고지라 60주년’ 특별전
2014년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고질라’. 이 영화는 “원조 고지라에 가깝게 만들어졌다”는 호평 속에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관객 70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한국에서의 괴수 영화는 아직 일부 마니아만이 즐기는 콘텐츠다. 워너브러더스 제공
60주년을 겨냥해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고질라’가 지난달 15일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7월 17일 개막하는 부천국제영화제에서는 ‘괴수대백과: 고지라 60주년’ 특별전이 열린다. 특별전에서는 1954년 원조 영화부터 2004년 일본 영화 ‘고지라: 마지막 전쟁’까지 다양한 버전의 고지라 영화를 볼 수 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의 1954년 영화 ‘고지라’.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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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전문가 김익환 씨는 “신선한 상상력과 뛰어난 기술로 만들어진 고지라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팝 문화의 아이콘이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 유명 감독도 고지라에 대한 추억을 영화에 남겼다. ‘2012’ ‘투모로우’의 독일 출신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은 1998년 원조 고지라를 리메이크한 ‘고질라’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고지라 특유의 영험함과 신비스러움을 살리지 못하고 공룡처럼 그렸다”는 혹평을 받았다. 어릴 적 일본 괴수 영화 마니아였던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지난해 ‘퍼시픽 림’에 거대 괴물을 등장시켜 고지라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일본의 전위음악가 이후쿠베 아키라(伊福部昭)가 작곡한 1954년 ‘고지라’의 주제 음악은 지금도 패션쇼 무대 런웨이에서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국내서 고지라는 마니아만 즐기는 콘텐츠다.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의 2014년 ‘고질라’는 세계적으로 1억9600만 달러(약 1988억 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한국에선 관객 70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고지라를 추억하는 팬들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40대 이상이 1980년대 초반 주한미군 방송 AFKN을 통해 고지라를 접한 세대다. 심형래 감독이 ‘디워’ ‘용가리’를 통해 고지라에 대한 추억을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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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특별전을 기획한 유지선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세계 영화사를 보면 경제, 정치적 상황이 어려운 시점에 괴수, 히어로 영화가 많이 나온다. 경제가 어려운 요즘, 고지라 콘텐츠가 지금 한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