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로이스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오른쪽)이 25일 워싱턴 집무실에서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의 예방을 받고 일본의 고노 담화 훼손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평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지도층의 역사 왜곡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해 온 로이스 위원장은 이날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의 교훈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하원은 7년 전 마이크 혼다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주도적으로 발의하고 나도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이번 사안에 강력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면서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부정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 폐(disservice)를 끼치는 것이므로 일본은 과거를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차관은 로이스 위원장에게 “한국에는 오랫동안 고초를 겪어 온 54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존해 있다”며 “로이스 위원장의 강력한 발언이 역사를 다시 쓰고자 하는 일본에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역사를 다시 쓰려는 노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23일 미국을 방문한 조 차관은 전날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을 면담한 데 이어 이날 로이스 위원장과 로레타 산체스 하원의원 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민주·캘리포니아) 등을 만나 일본의 고노 담화 훼손 시도에 대해 논의했다.
조 차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미국 측 인사들은 일본의 고노 담화 검증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일본이 역사 문제를 잘 다루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은 특히 일본이 실제로 고노 담화 훼손에 나선다면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현지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