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자니 자치정부 대통령 “이라크는 분열… 독립투표로 결정” 케리 “중앙정부 도와달라” 설득
바르자니 대통령은 “우리는 2주 전 이라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라크에 살고 있다. 쿠르드인들은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주민들이 투표에서 독립국가 건설을 반대하더라도 그 뜻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진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정부군을 물리치며 세력을 확장하는 현재의 혼란상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현 상황을 “중앙정부가 모든 것에 통제권을 잃은 것이 명백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서방의 주요 언론들은 “이라크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쿠르드족”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5년 자치정부를 수립한 이라크 내 쿠르드족이 최근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된 상황을 이용해 독립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KRG는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하는 사이 대표적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장악했다. 쿠르드족이 독립 추진 과정에서 안정적 재원 조달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도시다. 또 인근 지역도 손에 넣으면서 기존보다 40% 늘어난 지역을 관할하게 됐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KRG의 수도 아르빌을 예고 없이 방문해 바르자니 대통령 등과 면담했다. 케리 장관은 이 자리에서 “쿠르드족이 이라크 안정 회복을 위해 협력한다면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권한을 양도받을 수 있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지금은 독립을 추진하기보다는 ISIL과의 내전에서 이라크 중앙정부가 승리할 수 있도록 군사력을 지원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