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본보기집 발길 쇄도… ‘별그대’ 열풍으로 관심 더 커져 홍콩-몽골-키르기스스탄서 날아와… 실거주용-임대용 문의하기도 중국인 투자 몰린 제주도에선… 부작용 고려한 속도조절론까지
5월 말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서 분양을 시작한 고급 주상복합 ‘용산 푸르지오 써밋’ 본보기집에는 외국인 전용 상담창구가 개설돼 있다. 외국인들은 이 창구에서 영어와 중국어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우건설 제공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데 1년에 절반쯤은 한국에서 살아야 트렌드를 빨리 알 수 있지 않을까요?”
9월 입주를 앞두고 전용 114m² 잔여 물량을 분양 중인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현래미안푸르지오아파트 분양사무소에는 최근 외국인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실제 계약자 중에는 중국,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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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이민제 등으로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면서 국내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임원은 최근 홍콩계 펀드 관계자로부터 “임대사업을 하고 싶은데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구입할 수 있나”라고 묻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최근 중국의 고위 공무원이나 자산가들이 과세 회피나 수익을 위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그 대상 중 하나가 한국인 것 같다”라고 했다.
올해 4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2010년에 도입된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경제자유구역 등의 미분양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 여건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중국 현지 부동산 컨설팅업체들이 서울과 인천은 물론이고 미분양이 많은 경기 용인, 김포, 파주, 고양 등지까지 시장 조사를 하면서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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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호텔 분양 관계자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자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려는 중국인 투자자도 늘고 있다”며 “시세 차익만을 노린 단기투자로 부동산 시장이 교란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마저 있어 외국인 투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