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버드-스미스소니언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중력파 흔적 발견”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현지 시간)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이론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빅뱅’ 직후 ‘1억분의 1억분의 1억분의 1억분의 1초’보다 더 짧은 시간(10-37초부터 10-32초 사이)에 초기 우주가 ‘1억 배의 1억 배의 1만 배’ 내지 ‘1억 배의 1억 배의 1억 배의 100만 배’로 커지는 급팽창을 겪었다는 이론이다. 1980년 앨런 거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처음 발표했고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간접적 증거가 이어지면서 주류 이론이 됐지만 30여 년 동안 직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 연구팀은 남극에 있는 바이셉2(BiCEP-2) 망원경으로 3년간 관측한 ‘우주배경복사’에서 이 이론을 증명할 직접 증거인 중력파를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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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약 100년 전인 1916년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그 존재가 일찌감치 예측됐지만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아 오늘날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중력파를 간접적으로 찾아낸 미국 물리학자 조지프 테일러와 러셀 헐스가 199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중력파의 발견은 천체물리학계의 숙원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의 신뢰수준을 5.9시그마(σ)로 밝혔다. 99.999999636%의 정확도를 의미하며, 2012년 8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를 찾았다”며 밝힌 신뢰수준인 5시그마(정확도 99.999943%)보다 더 정확하다.
이번 연구 성과에 세계 과학계는 크게 주목하고 있다. 연구단장 존 코백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부교수는 “중력파가 만든 신호를 탐지하는 것은 오늘날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수많은 사람의 엄청난 노력으로 이 지점까지 도달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송영선 한국천문연구원 창의선도과학본부 선임연구원은 “우주의 초기값을 알게 된 만큼 추후 연구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왜 발생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로 가설뿐이었던 우주의 역사를 인플레이션부터 지금까지 상세히 기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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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