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한다고 칭찬하면 더 잘 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자 김정현은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나쁜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드라마 인기와 함께 김정현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이김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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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김정현
포악·다혈질 이면에 ‘마초의 매력’
극 긴장감 높이며 시청률 1위 기여
작가들 “대본 이상의 호연” 칭찬도
1995년 ‘모래시계’ 어린 최민수 역
22년 연기생활 중 최고의 작품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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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는 지난해 10월28일 첫 방송 이후 단 한차례도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4일 28회는 25.3%(닐슨코리아)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주인공들과 수많은 조연들, 단역들의 유기적 결합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 김정현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변에서 ‘악역인데 멋있다’고 말씀하시며 많이 좋아해주신다. 사실 처음에 캐스팅됐을 때 단순히 나쁘게만 그려질 줄 알았는데 승냥이와 로맨스가 있더라. 모든 드라마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대결이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책임감을 깊이 느끼며 촬영하고 있다.”
김정현은 반듯한 이미지가 강했기에, ‘기황후’ 당기세의 김정현은 시청자에게 신선했다.
“나쁜 남자이지만 미움만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호감을 사야만 했다. 오버하지 않고 작가가 써준 대로만 연기했다.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나는 대본에 양념을 더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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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세가 원나라 인물이라 시대적 배경을 위해서는 변발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만류로 위와 옆의 머리카락을 미는 대신 변발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감독님께 우겨” 뒷부분의 머리카락을 땋아 붙였다. 이 또한 연기를 향한 김정현의 열정이다. ‘기황후’에서의 그 뜨거움이 식기까지 아직 2개월이 남았다. 지난해 여름에 시작한 촬영은 다가올 봄에 끝날 예정이다.
“평소 수족냉증이 있어 추운 것 외에는 참을 만하다. 오죽하면 여성용 털부츠를 미국에서 공수해왔겠느냐. 아! 더운 것도 힘들다. 말의 체온이 장난이 아니다. 땡볕에 말도 땀 흘리고 저도 땀 흘리면. 어휴, 보통 일이 아니다.”
올해로 데뷔 22주년을 맞은 김정현.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그에게는 “연기자로서 축복이고 영광”인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있다. 1995년 방송한 ‘모래시계’다. 그는 최민수의 어린시절을 연기했다.
“20년 뒤 같은 질문을 받더라도 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제가 지금 이 순간 연기할 수 있게 해줬으며, 죽는 순간까지 저에게는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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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은 2009년 리포터 출신 김유주와 결혼해 2011년 3월 딸 아인 양을 품에 안았다. 지방 촬영이 많아 집에 들어가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지만, “한창 재롱 피울 딸이 눈에 아른거려 매주 촬영 일정에 맞춰 한 주 동안 볼 딸의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서 현장에 간다”는 다정다감한 ‘아빠’다.
일정이 빠듯해 출연자들과의 회식도 못하고 있다는 김정현은 “종영파티를 거대하게 해서 회식 못한 아쉬움을 대신하겠다”며 벼르고 있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