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식 스포츠부장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 또는 팀들의 경쟁에선 미세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고 메달 색깔이 바뀐다. 대회 개막 직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4년간 기다려온 꿈의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고, 한순간 방심으로 다 잡은 대어를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종이 한 장 차이가 바로 ‘실력’이다.
프로골퍼도 인도어 연습장에서만 보면 투어프로와 레슨프로 간에 큰 차이점은 없다. 모두 타이거 우즈처럼 잘 친다. 하지만 해저드와 경쟁 상대가 있는 실전에서는 다르다. 한 끗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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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타이틀을 놓고 김연아와 아사다가 벌일 숙명의 재대결은 결국 4년 전 밴쿠버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탁월한 표현력 vs 트리플 악셀(3.5회전 점프)’에서 결판날 듯하다.
한편 ‘빙속 여제’ 이상화가 올림픽 500m 2연패를 달성한다면 한국 빙상 역사에 영원히 남을 쾌거가 아닐까. 스피드스케이팅은 기록(100분의 1초 단위)이 똑같을 경우 1000분의 1초까지 따져 순위를 결정한다. 그야말로 찰나가 승부를 가른다.
6월 초부터 한 달간 지구촌은 브라질 월드컵으로 들썩일 것이다. 한국과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가 속한 H조 조별리그는 혼전이 예상된다. 2승 1패의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 있다. 절대강자가 없기에 4개국 중 한 나라가 3패를 하고 나머지 3개국이 서로 물고 물려 2승 1패로 승점이 같으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우선 각 조의 순위는 승점(승 3점, 무 1점, 패 0점)→골 득실차→다득점 순서로 가린다. 이 3단계로도 순위를 가릴 수 없을 경우 승자승→맞대결 골 득실차→맞대결 다득점이 적용된다. 그래도 우열을 가릴 수 없으면 추첨으로 16강행이 결정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기더라도 골은 많이 넣고 적게 실점해야 한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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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식 스포츠부장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