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신용카드에 비친 소비현황
내수 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가운데 골프나 귀금속 등 고소득층의 소비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개인이 골프장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6248억9289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107억3916만 원)보다 2.3% 늘어난 것이다. 증가 추세였던 골프장 그린피를 결제한 금액은 3분기 기준 매년 증가 추세였다가 지난해 곤두박질친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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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신용카드로 금, 은 등 귀금속을 구매한 규모도 늘어났다. 3분기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1049억3346만 원)보다 11.1% 늘어난 1165억7373만 원어치를 결제했다.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과 등산복 등 레저용품 소비 역시 늘었다. 올 9월까지 전자제품은 7조7816억 원, 레저용품은 5조6660억 원 결제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4%, 3.4%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는 살아나고 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는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비 수준을 한 단계 낮추는 ‘하향 구매’ 현상도 나타났다.
백화점에서 집계된 신용카드 사용액은 올해 들어 9월까지 9조53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840억 원)보다 5.5% 줄었다. 반면 슈퍼마켓에서는 10조7493억 원, 편의점에서는 1조845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9.0%, 20.7% 증가했다. 통상 내수가 부진하면 백화점 구매가 줄고 소량, 소액 구매가 가능한 슈퍼마켓과 편의점 구매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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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기 불황이 길어지다 보니 소비여력 여부에 따라 소득수준별, 연령별 소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