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업계 첫 女CEO 메리 바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생산업체인 GM이차기 수장으로 선택한 메리 바라 부사장(51·사진)의 입지전적 승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업계에서 여성 CEO가 나온 것이 처음인 데다 인턴 여사원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바라 부사장이 내년 1월 15일 공식 취임하면 1908년 설립된 GM은 물론이고 포드 크라이슬러 등 3대 자동차 업체를 통틀어 미국 자동차 제조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CEO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로드중
자동차에 대한 사랑은 GM 부설 자동차 대학인 케터링대에 입학해 전기공학을 전공하면서 한 단계 더 높아졌다. 1980년 당시 18세였던 대학생 바라는 인턴사원 신분으로 아버지가 근무했던 폰티액 생산라인에서 처음으로 회사생활을 했다. 바라 부사장은 남성 근로자들만 있는 곳에서 각종 잡무를 맡았던 당시 경험을 떠올리며 “여성은 물론이고 또래조차 찾아보기 힘든 환경에서 외롭고 힘들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학 졸업 후 말단 엔지니어로 GM에 입성한 뒤 매일 오전 6시 이전에 출근하는 등 바라는 특유의 성실성과 겸손한 성격을 갖췄다. 당시 GM 경영진의 눈에 들었던 그런 성실성은 지금까지 이어졌다.
GM 폰티액 생산라인에서 선반 기술자로 일한 아버지에 이어 2대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GM 가족’이라는 점도 그녀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로열티를 중시하는 GM의 풍토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가 잭 스미스 전 GM CEO의 비서로 발탁된 것은 도약의 디딤돌이 됐다. 넓은 시야에서 ‘경영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GM의 장학금을 받아 명문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다니며 경영수업을 체계적으로 받았다.
광고 로드중
미국 언론은 바라 부사장의 이번 CEO 내정을 두고 자동차 업계에서도 여성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깨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GM 측은 이에 대해 “바라 부사장이 CEO로 내정된 것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발휘한 탁월한 능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