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시장. 추억의 전통 5일장이 열린 이날 잡곡 생필품 한약재 고기 생선 의류 채소는 물론이고 국수나 튀김 묵 국화빵 어묵 꽈배기 등 다양한 먹거리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도토리묵 하나에 3000원. 2개 5000원.”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5일장. 경의선 일산역 2번 출구를 빠져나오자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활기가 가득했다. 길가에는 짐을 가득 실은 1t 트럭에서부터 간판도 없는 수많은 노점이 빈틈없이 펼쳐져 있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쿵짝쿵짝’ 노랫가락이 흥을 돋우고 ‘떨이요 떨이’를 외치는 장사꾼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쳐났다.
일산장은 일산역 앞쪽에서부터 현대식 상설점포가 자리한 사거리에 이르는 200m 남짓한 도로를 따라 장터가 꾸려졌다. 1908년 경의선 철도가 개통된 직후 생겨난 100년 전통의 도심 속 5일장이다. 매달 날짜의 끝자리가 3·8일인 날에 열린다. 이달엔 13, 18, 23, 28일 등 네 차례 더 열리는 것이다.
시장 골목 어귀에는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천지다. 국수 튀김 묵 떡갈비 국화빵 전 어묵 꽈배기 등이 입맛을 돋웠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만두가게에는 포장해 가져가려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시장 명물인 순대가게 안은 막걸리 서너 통을 놓고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중년 남성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장을 찾은 주부 김모 씨(37)는 “푸짐한 인심이 있고 어린시절 고향 장터를 떠올릴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파주시 금촌역에서 5분 거리의 금촌장은 끝자리가 1·6일인 날에 열린다. 몇 년 전 시설이 현대화되면서 상권이 깨끗해졌다. 파주세무서 앞에서 시장까지 500여 m에 이르는 장터에는 각종 야채와 약재 과일 수산물 향신료까지 없는 게 없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