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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특수요원인데…” 中공안국 휘저은 사기단

입력 | 2013-11-28 03:00:00

구속 동료 빼내려던 5명 덜미




중국의 사기단이 구속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공안국에서 특수요원 행세를 하다 붙잡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5일 오전 10시경 번호판이 없는 아우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뷰익 승용차가 산둥(山東) 성 창산(蒼山) 현 공안국 건물 앞에 멈춰 서면서 드라마 같은 일이 시작됐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대교(대령)와 상교(대령과 중령 사이) 계급장을 단 군복 차림의 남자 5명. 이들은 곧장 공안국 접견실로 들어가 자신들이 특수감독기구에서 왔으며 ‘기밀명령서’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너희들 국가비밀보호법 알아? 공안국장 오라고 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가”라며 윽박질렀다.

직원들은 가뜩이나 중앙정부의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에 위축돼 있던 차에 특수감독기구라고 하니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의 태도는 뭔가 이상했다. 통상 이런 경우에는 해당 지역 상급 기관원이나 무장경찰이 함께 오기 때문이다. 공안국은 혹시나 해서 이 5인조의 동영상을 찍으며 증거를 남기려 했다. 그러자 이들은 자신들의 상관에게 전화를 해 “이 사람들이 기자(사진사를 기자로 착각)까지 불러왔습니다. 얼른 현장을 정리하고 곧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공안국 직원들이 몰래 상급 기관에 기밀명령서 관련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문의한 끝에 이들이 가짜라는 것을 확인해 현장에서 모두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7월에 수감된 동료를 빼내려 ‘간 큰’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