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금융클래식 유소연에 역전드라마“우승 틀렸군” 생각순간 티샷 홀컵에 쏙18번홀 동타, 연장서 승리… 시즌 2승홀인원 부상 1억4800만원 벤츠도 챙겨
이것이 홀인원한 공 김세영(20·미래에셋)이 8일 충남 태안군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 17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갤러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세영은 이 홀인원으로 선두였던 같은 조 유소연(23)을 1타 차로 따라붙었고 결국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제공
하지만 기적이 찾아왔다. 17번홀(파3·168야드)에서 6번 아이언을 잡은 김세영의 티샷이 핀 7m 앞에 떨어진 뒤 또르르 굴러 컵 안으로 사라졌다. 석양에 눈이 부셔 공의 방향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김세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짜?”를 외치며 환호했다.
유소연과의 격차는 이제 한 타. 분위기는 이미 김세영에게 기운 것 같았다. 김세영은 18번홀(파5·598야드)에서 파를 낚아 이 홀에서 보기를 한 유소연과 동타를 이뤄 승부를 기어이 연장으로 몰고 간 끝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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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4월 롯데마트오픈에서 마지막 날 마지막 홀 이글에 힘입어 2011년 정규투어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던 김세영. 이날은 더욱 짜릿했다. 9번홀(파4)에서 71야드를 남기고 56도 웨지로 한 두 번째 샷이 이글로 이어지며 추격의 발판으로 삼더니 프로골퍼들도 성공할 확률이 3000분의 1이라는 홀인원까지 낚았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김세영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세 번째 샷을 그린에 떨어뜨린 뒤 1.5m 파를 잡아 4온에 이어 2m 파퍼트에 실패한 유소연을 꺾었다.
국내 최고인 3억 원의 우승 상금을 차지한 김세영은 시즌 상금 4억8827만 원으로 상금 랭킹 10위에서 1위로 점프했다. 홀인원 부상으로 1억4800만 원 상당의 벤츠 G350 블루텍까지 받아 기쁨 두 배였다.
161cm 단신인 김세영은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도복을 입기 시작해 태권도 공인 3단을 딴 ‘태권 소녀’. 태권도에서 끊어 치기가 골프 임팩트와 비슷하다는 그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66.68야드로 2위에 오른 장타자다.
2년 연속 우승을 거의 품안에 안았다 날린 유소연은 김세영의 매직 앞에 허탈하게 코스를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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