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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김주상 “전학이 선물한 두바퀴 인생”

입력 | 2013-08-30 07:00:00

김주상은 중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지만 전학 간 학교에 야구부 대신 사이클부가 있는 바람에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 됐다. 만약 그 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더라면 지금쯤 홍명보호에 발탁돼 월드컵의 꿈을 키우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15년째 사이클 외길 김주상

중2때 옮긴 학교 사이클부밖에 없어
‘제2 이종범’ 꿈 접고 자전거 잡았죠
올 시즌 두번째 우승, 젖히기로 승부
그랑프리 결승서 ‘화끈한 반란’ 각오


김주상(30·특선·유성팀)의 운명은 이사가 바꿔놓았다. 그는 인천 신흥중학교 시절 ‘제2의 이종범’을 꿈꾸며 운동장에서 땀을 쏟았다. 잠자리에 들 땐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곤 했다.

하지만 세상 일이 뜻대로만 흘러가던가. 중학교 2학년 때 온 가족이 인천을 떠나 경기도 의정부로 이사를 갔다. 전학 간 학교(전곡중)에는 야구부 대신 사이클부가 있었다. 김주상은 자연스럽게 야구 글러브를 벗고 자전거를 타게 됐다. 그 후 의정부공고, 경희대, 경륜운영본부 사이클팀을 거쳐 2006년 훈련원 13기로 경륜에 입문해 15년째 두 바퀴로 인생길을 달려오고 있다.

-4일 광명30회차 결승에서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편성된 특선급 경쟁자들의 기량 차이가 적어 경기 전엔 부담이 컸다. 하지만 과감하게 젖히기 승부수를 던졌고, 이것이 주효했다. 마크추입이 아닌 자력승부로 우승을 차지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체력소모가 심한 계절인데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오전엔 팀훈련을 하고 오후엔 고기어 적응을 위해 전문 트레이너를 고용해 맞춤지도를 받고 있다.”

-유성팀 분위기를 알려 달라.

“류군희 지부장을 중심으로 28명 동료들이 가족처럼 지낸다. 하지만 훈련때는 경쟁이 장난 아니다. 정기적으로 상품이 걸린 자체 대회를 여는데,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벌어진다. 또 멘토제를 도입해서 우수급은 선발급을, 특선급은 우수급을 지도하는데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본인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한번에 힘을 몰아 쓰는 추입과 젖히기는 자신 있다. 하지만 선행은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아직 어렵다. 훈련때 선행을 하면 스피드가 좋은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감각을 찾지 못한다. 입상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2008년 8월에 개인사정으로 선수등록 취소가 되었다. 4개월간 벨로드롬을 떠나있다 2009년 1월에 복귀했다. 그때 우수급 결승에서 우승했는데,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현재 특선급에서 인정하는 강자는.

“인치환, 김민철, 박병하 선수 등 넘어야 하는 산들이 많다. 그 중 비선수 출신이지만 압도적인 파워와 뛰어난 경주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인)치환이는 강자 중에 강자다.”

-미혼인데 결혼 계획은.

“10월 3일에 ‘품절남’이 된다. 팀 동료인 정진욱의 형수를 통해 대전시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중인 여자친구를 소개받았다. 예비신부가 결혼 준비를 전담해, 스트레스 없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다.”

-올 시즌 목표는.

“그랑프리 결승에 진출하고 싶다. 지난해엔 준결승 진출에 그쳐서 무척 아쉬웠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 유성팀 동료들과 함께 멋진 반란을 꿈꾼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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