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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천구]남북 자원 공동개발 서두르자

입력 | 2013-08-21 03:00:00


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잠시 문을 닫았던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게 됐다. 개성공단의 재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남북 자원 공동 개발도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광물자원공사(당시 대한광업진흥공사)와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는 2003년 7월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 정촌흑연광산 공동개발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인 2004년 3월 착공해 2006년 4월 우리 기술로 선광(選鑛)장을 준공한 후 2007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이 광산 매장량은 625만 t으로 연간 제철 내 화물용 흑연 3000t을 생산해서 50 대 50으로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광물자원공사는 당시 채광 선광 및 운반설비 등에 현물로 60억 원을 투자했고 북측은 광업권 노동, 전력 및 용수 등을 제공했다. 그 후 생산제품이 2007년 말 550t, 2010년 300t 등 모두 850t이 반입됐다. 남북 간 합의에 의한 첫 북한산 광물의 반입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 당국은 2006년 6월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합의서’를 채택했다. 정촌흑연광산에 그치지 않고 양측은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다른 광물이나 광산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기본 틀을 만든 것이다. 당시나 지금이나 북한의 지하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이유는 분명하다. 남한은 경제규모에 비해 자원이 부족해서 절대량을 해외개발 또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은 공개된 통계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이 있다. 무려 42개 유망 광물만 따져도 696개 광산이 있으며 잠재가치가 약 7000조∼1경 원으로 추정된다. 남한(317조 원)의 약 22∼30배에 이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 북한의 희토류다. 최근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에서 정리한 희토류 관련 자료에 따르면 희토류 매장량 규모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희토류 매장량은 10억 t 이상으로 그중 산업적 의미를 가지는 양이 약 4800만 t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산업적 가치가 있는 희토류 매장량은 1위인 중국이 8900만 t, 그 다음이 독립국가연합 2100만 t, 미국 1400만 t 등이다. 따라서 북한이 내놓은 자료가 사실이라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더욱이 4800만 t의 약 97%가 경희토류다. 경희토류는 원자번호가 작은 원소들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조명등용 3색 형광분말, 농업용, 보건의학용 등으로 쓰인다. 북한에 가장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희토류는 배터리촉매제로 주로 사용하는 란탄(La)과 세륨(Ce) 그리고 LCD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하는 이트륨, 하이브리드자동차 영구자석에 많이 들어가는 디스프로슘(Dy) 등이다.

2010년 5·24조치 이후 남북한 지하자원 공동 개발도 모두 중단되어 있다. 아쉽게도 남북 관계가 중단된 사이 희토류를 포함한 북한의 여러 유망 광물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2011년 11월 30일 마지막으로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 개성공단 북측연락소에서 한 북한 관계자가 희토류 샘플을 손에 쥐여주면서 “하루 속히 북과 남이 예전처럼 협력할 수 있도록 합시다. 다음에는 평양에서 만납시다”라고 했던 말이 귀에 생생하다.

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