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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하루키 소설 읽다 轉職 결심… 한 줄 문장의 힘 위대하더라”

입력 | 2013-08-08 03:00:00

인기 아나운서에서 여행작가로 변신한 손미나 씨
■ 언론재단 주최 ‘讀한 습관’ 강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7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베짱이홀에서 주최한 ‘독한 습관’ 강연. 아나운서 출신인 손미나씨가 글과 읽기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의사를 꿈꾸었던 15세 소녀는 어느 날 집으로 배달된 신문을 집어 들고 진로를 바꾼다. 의사가 쓴 단편소설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실려 있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궁극적 의문을 담은 글을 보고 소녀는 문과로 바꿨다.

대한민국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랄 정도로 잘나가던 여자 아나운서는 어느 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읽다가 또 한 번 인생의 길을 튼다. 5년째 이어지는 월화수목금금금 생활에 지쳐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던 나날이었다. 가진 것을 내려놓고 떠나길 권하는 하루키의 문장에 그의 마음속에서는 정말 북소리가 둥둥둥 울려왔다고 했다. 그렇게 스페인으로 떠난 뒤 여행작가로 돌아왔다. KBS 아나운서였던 손미나 씨의 이야기다.

7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소극장은 손 작가의 강연을 들으려는 2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주제는 ‘달려가는 청춘에게―여행작가 손미나의 읽기에 대한 독한 강연’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독(讀)한 습관’ 강연 시리즈의 하나.

손 작가는 말보다 글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글 한 줄이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는지를 잔잔한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 놓았다. 당장 읽지 않더라도 늘 책과 신문, 잡지 등 읽을거리를 가까이 두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글만큼 우리에게 큰 힘을 가진 것은 없다. 글만큼 거대한 우주와 세상을 선사하는 것이 없다. 글을 읽는 습관은 친구가 없을 때, 즐거울 때, 외로울 때, 즉 늘 친구이자 스승이 될 것이다”라고 강연을 끝맺었다.

독한 습관은 읽기 문화가 사라지는 오늘날, 많은 명사들이 읽기를 통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나눔으로써 젊은이에게 글 읽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언론재단은 20대에게 읽기의 필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11년 시작한 명사 읽기 특강 ‘리더스 콘서트’를 올해부터 독한 습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앞서 7월에는 젊은이에게 인기가 많은 소설가 김영하 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가 각자의 읽기 노하우를 들려줬다. 21일에는 소설가 박범신 씨가 전북대에서 ‘시작하는 청춘에게’를 주제로 강연한다. 연말까지 소설가 이철환 씨, 시인 정호승 씨, 유영만 교수, 소설가 김연수 씨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글 읽기의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으면 독(讀)한 습관, 즉 읽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하면 된다. 독한 습관 홈페이지(www.dokhan.co.kr)를 보면 앞으로 예정된 명사 강연 일정을 확인하고 참석을 신청할 수 있다.

명사 강연 외에도 대학 신문읽기 강좌, 신문읽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다독다독’, 신문논술대회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다. 언론재단 읽기문화진흥팀(02-2001-7774, 5)으로 문의하면 자세하게 알려준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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