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기능올림픽은 근대화 이후 우리나라가 세계를 제패한 첫 번째 대회였다.
당시 국내 기업들은 이를 사업전략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활용했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외국 선박회사로부터 배를 수주할 때 500원짜리 지폐에 인쇄된 거북선을 보여주면서 조선 기술의 오랜 역사를 알리는 한편 우리나라가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세웠다고 한다. 이렇듯 기능올림픽은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킨 실질적 기제로 작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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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전문계 고교 상당수가 대학 진학을 위주로 교과과정을 구성하는 등 직업교육과 산업현장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대학진학률은 지난해 기준 7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고학력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작금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 초 연두연설에서 독일처럼 기술교육을 통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고교 교육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화두를 미국 사회에 던진 바 있다.
도제제도의 원조 격인 독일은 중등교육단계에서 학교가 아닌 산업현장의 실무교육으로 인력을 육성하는 이원화 제도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OECD 평균 청년 실업률(24%) 대비 현저히 낮은 7%대의 청년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학교 중심 직업교육훈련에서 과감히 벗어나 산업현장을 교과서로, 현장의 숙련기술인을 스승으로 삼아 일터를 배움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해 산업현장의 경력이 사회에서 학력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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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