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58·사진)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임 회장은 17일 한국은행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은행을 인수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300조 원짜리 덩치를 인수하면 움직이기 어렵고, 거대한 두 은행을 합치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 명확한 매각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이 적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대 과제인 우리은행 인수와 관련해 그가 부정적인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이 우리은행 인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는 메가뱅크(초대형 은행) 탄생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 인수에는 교보생명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취임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임 회장은 우리은행보다는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이 있음을 내비쳤다. 당시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를 묻는 질문에 “KB금융 그룹 전체의 비중이 은행에 쏠려 있다. 비은행 부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 시기와 관련해서는 “이번 주가 아니라 다음 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