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당쇠처럼 한화 불펜의 궂은 일을 도맡았던 좌완 박정진이 돌아왔다. 우완 송창식에게만 가중됐던 불펜 부담이 덜어질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3년간 183경기 후유증에 왼팔 부상·재활
훈련 서두르다 재발…이제서야 1군 복귀
“아프지 말고 잘 버텨라” 후배 송창식 격려
“100% 아니지만…공 던지며 감각 올릴 것”
한화 박정진(37)이 돌아왔다. ‘독수리군단’ 마운드에 한 줄기 빛이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고,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미지수지만 존재만으로도 든든하다. 1군 콜업을 앞두고 1일 충남 서산 2군훈련장에서 대전구장으로 이동하던 그는 “그동안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했다”며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내 역할이 나가서 틀어막는 거니까 그것만 생각하고 공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팀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 “서두른 게 독이 됐다”
당초 박정진의 예상복귀시점은 6월 초였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에 5월부터 공을 던지다 부상이 재발했다.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컨디션은 올라오지 않아 답답함이 커졌다. 6월 중순이 돼서야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했다. 7경기에서 6.2이닝 5실점, 1세이브, 방어율 6.75. 빼어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연투가 가능하다는 게 수확이었다. “정민철 코치님, 이선희 코치님과 상의하면서 등판간격을 조정했어요. 일단 연투가 되니까 본진(1군)에 합류할 수 있겠더라고요. (복귀가)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공을 던지면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괜찮을 겁니다.”
● “(송)창식아, 아프면 안 된다”
박정진은 2군에 머무는 동안 송창식(28)과 자주 통화했다고 한다. 송창식은 올 시즌 팀의 수호신이지만, 너무 자주 등판했고 또 많이 던졌다. 코칭스태프는 이닝을 확실히 책임져줄 투수가 마땅히 없는 까닭에, 접전 또는 추격 상황에서도 송창식 카드를 꺼내들었다. 몸이 아픈 선배는 고생하는 후배 걱정에 수화기를 들었다. “(송)창식이 마음은 제가 잘 알죠. 저도 몇 년간 연투하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더니, 몸에 데미지가 오더라고요. 창식이한테 전화해서 ‘몸 관리 잘해야 한다. 아프지만 말고 잘 버티고 있어라’고 얘기했습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