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1루수였지만 2루수, 3루수로도 경기 나서팀을 위해 끝없는 헌신 높이 사 등번호 23 영구결번 ‘전설 반열’
게다가 그는 3000안타도 치지 못했고 홈런은 222개가 전부다. 통산 도루도 14개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그의 등번호(23번)는 양키스에서 영구결번이다. 남다른 책임감과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 ‘캡틴’으로서 그의 지위가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왼손잡이 1루수였던 그는 2루수와 3루수로 출장했던 기록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출장 기록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1953년 이후 2, 3루수로 모두 출장한 적이 있는 왼손 수비수는 매팅리 감독뿐이다.
야구에서는 찰나에 아웃과 세이프가 갈린다. 왼손 수비수들이 내야에서 보통 1루수만 맡는 이유다. 다른 내야 위치에서는 1루에 공을 던질 때 몸을 한 번 틀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체 선수가 없을 때도 왼손 내야수를 내보내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2010년 7월 15일 문학 경기에서 9회초 수비 때 SK 박정권이 2루수를 맡았던 게 전부다. 1983년 7월 24일 경기에서 매팅리 감독이 2루수로 나선 것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3루수로는 달랐다. 매팅리 감독은 1986년 8월 30, 31일 시애틀 방문경기에서 이틀 연속 선발 3루수로 출장했다. 부상당한 주전 3루수 자리를 그가 맡은 것이다. 전년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매팅리 감독은 당시 “(3루수 출장은) 내가 자원한 일”이라며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양키스는 보스턴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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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의 전 ‘캡틴’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 매팅리 감독은 양키스의 ‘암흑기’인 1982∼1995년에 활약해 우승 반지가 없지만 남다른 책임감과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어 그의 등번호(23번)는 영구 결번됐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