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에겐 웹툰과 컴퓨터 게임이 홍콩영화와 순정소설을 대신한다. 학교와 학생을 소재로 판타지와 싸움을 섞은 웹툰들이 청소년들에게 인기다. 폭력성과 선정성이 지나친 만화도 있지만 청소년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사회 현실을 예리하게 풍자하는 작품도 있다. 부활한 귀족 드라큘라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노블레스’는 인기를 끌었던 만화다. 팬들은 “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라는 대사가 나오는 부분을 이 만화의 명장면으로 꼽는다.
▷전남 순천의 노인요양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고교생 2명이 병상에 누워 있는 할머니들에게 이 대사를 읊으며 장난을 쳤다. 학생들은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 인기 만화 캐릭터를 흉내 낸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였단다.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로부터 ‘패륜아’라는 비난이 빗발치자 교장 선생님과 교사들이 요양시설을 찾아가 머리 숙여 사죄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3일 내에 전학을 가지 않으면 퇴학시키겠다는 중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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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