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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공무원 또 자살… 2013년 4번째

입력 | 2013-05-16 03:00:00

“일 힘들어” 논산서 술먹고 열차에




15일 오전 1시 46분 충남 논산시 덕지동 인근 호남선 철길에서 논산시 사회복지직 공무원 김모 씨(33·9급)가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운행 중 한 남성이 철길로 걸어 들어와 경적을 울리고 급제동했지만 피하지 못했다”는 열차 기관사의 말에 따라 김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일어난 사회복지사 자살이다.

숨진 김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4월 논산시 사회복지과에 임용돼 장애인 주거시설 운영비와 단체사업비 등을 관리해왔다. 동료들에 따르면 김 씨는 업무량이 많아 평소 오후 11시까지 야근을 자주 했고 업무 폭주로 올해 들어서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근무했다.

경찰은 김 씨가 유서를 남기진 않았지만 이달 7일자 일기에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만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적었다. 하지만 김 씨의 아버지는 “그런 내용의 일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평소에 그렇게 자주 업무 과다를 호소한 것은 아니었다”며 “술을 이기지 못하는 아들이 사고 전날 담당 박모 계장과 술을 마신 뒤 걸어서 집에 오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계장은 “김 씨와 14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같이 술을 마신 뒤 헤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월 20일 울산시 공무원 안모 씨(35)가 업무 과다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등 올해 들어 사회복지직 공무원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