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초대형 트레이드 파장KIA 불펜 강화, SK 주포 영입 윈윈
○ 우승 위해선 차포도 뗀다
김상현은 2009년 KIA의 열 번째 우승을 일군 주역이다. LG에서 5시즌을 보내고 친정팀으로 돌아와 최희섭과 함께 ‘CK포’를 이룬 김상현은 2009년 홈런(36개), 타점(127개), 장타율(0.632)에서 타격 3관왕을 이뤘고, 여세를 몰아 시즌 최우수선수(MVP)상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KIA는 불펜 강화를 위해 김상현이라는 포를 과감히 떼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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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발 트레이드 바람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다른 구단에 비해 넥센은 과감하다. 지난해 NC에 투수 임창민과 내야수 차화준을 내주고 투수 기대주 김태형을 데려온 넥센은 올해 4월에도 NC와 3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지석훈과 이창섭, 외야수 박정준을 NC 투수 송신영, 신재영과 맞바꾼 것. 포수 최경철은 LG 내야수 서동욱과 1 대 1로 트레이드했다. 넥센은 불펜을 강화하는 한편 지난 시즌 후반기 약점으로 드러난 백업요원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넥센에 자극받은 다른 구단들도 시즌 중 불안요소를 없애기 위해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전력감을 찾기 시작했다. LG는 주전 포수 현재윤이 부상을 당하자 곧바로 넥센 최경철을 영입해 포수 공백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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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는 지난해 12월 14일 역사적인 3 대 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2년 만에 양 팀 간에 성사된 첫 트레이드였다.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는 1990년 LG 창단 이후 단 한 차례도 트레이드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지 않았다. 지난해 트레이드 후 두 구단은 “라이벌 의식 때문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라고 밝혔지만 충분히 놀라운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이적 시장의 규모는 더 커졌다.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것은 후폭풍이 두렵기 때문이다. 넥센처럼 트레이드로 재미를 보는 구단도 있지만 LG처럼 내보낸 선수가 비수가 돼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NC와 KT 등 새로운 구단의 잇따른 리그 합류로 구단들이 선수 부족에 시달리게 되면서 트레이드에 대한 시각도 바뀌게 됐다. 내보낸 선수가 줄 피해보다는 영입한 선수가 얼마나 큰 이익을 줄지로 초점이 옮겨간 것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