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집계 시작 뒤 가장 큰 감소폭
노 씨는 “요즘은 회사에서도 업무용으로 데스크톱 대신 노트북PC를 주기 때문에 혹시 못다 한 일이 있으면 회사 노트북을 집에 들고 온다”며 “일이 아닌 이유로 PC를 켤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과거 노 씨가 PC로 했던 일은 인터넷 동영상 감상과 웹서핑, e메일 확인 등이었다. 지금 이런 일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모두 할 수 있다. 그는 “얼마 전 결혼한 후배는 영화는 인터넷TV(IPTV)로 보고 인터넷은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면서 혼수 목록에서 PC를 아예 넣지 않더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1분기(1∼3월) 세계 PC 출하량은 7629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IDC가 분기별로 PC 시장 집계를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IDC는 1분기 감소 폭은 애초 예상했던 감소 폭 7.7%의 두 배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다우드 PC부문 수석연구원은 “PC 시장의 감소세는 예상했던 것이지만 그 정도가 심해 놀랐고 우려도 된다”며 “PC산업 자체가 결정적인 분기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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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원인은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PC 시장의 교체 수요를 이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의 몰락이다. MS는 지난해 새 OS ‘윈도8’을 내놨지만 시장에서 외면을 당했다. 밥 오도넬 IDC 부사장은 “윈도8은 PC 시장을 견인하는 데 실패한 건 물론이고 심지어 PC 시장의 성장을 둔화시킨 원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