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끌미끌한 비늘이 국내산 증거” ■ 제주 ‘마리아수산’ 국내 첫 도다리 대량 양식 현장
최근 도다리 대량 양식에 성공한 마리아수산의 이상훈 사장.
‘마리아수산’은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수산물 양식업체다. 이 업체의 이상훈 사장(33)은 최근 국내 최초로 도다리 대량 양식에 성공했다. 그동안 도다리는 양식이 잘 되지 않아 주로 자연산만 유통돼 왔다.
○ 뼈째 썰어먹는 양식 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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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는 광어보다 훨씬 예민하고 재빨라요. 우리나라 어민들이 광어 양식에 익숙하다 보니 도다리에게도 광어 사료를 먹였죠. 광어보다 입이 작은 도다리가 그 사료를 잘 먹을 리가 없었지요. 이제까지 도다리 대량 양식이 실패한 이유는 광어와 똑같은 환경에서 양식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양식 도다리는 크기가 성인 남성의 손바닥보다 약간 크다. 뼈가 억세지 않아 주로 뼈째 썰어먹는 회(일명 세꼬시) 용도에 적합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자연산 강도다리는 크기가 양식산보다 크고 껍질이 단단해 횟감보다 쑥국용으로 쓰인다.
‘봄에는 도다리, 가을에는 전어’라는 말처럼 봄철 대표 생선인 도다리는 산란기를 맞은 3∼5월 육질이 쫀득해지고 맛도 좋다. 그동안 도다리는 성장 속도가 느리고 치어를 구하기 어려워 양식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봄에만 도다리를 즐길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지난해처럼 이상한파라도 있으면 그나마 소량 유통되던 자연산 도다리 어획량이 줄어들곤 했다. 지난 몇 년 새 중국에서 양식한 도다리가 국내로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국내산 도다리의 양식 성공 소식은 쉽사리 들려오지 않았다.
○ “국산 도다리 사계절 먹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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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93%에 이르는 8만4000여 마리를 살려냈다. 이 사장은 “국산 양식 도다리는 중국산에 비해 점액질이 많아 미끄러운데 이는 중국산에 비해 항생제를 덜 썼다는 증거”라며 “치어를 다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사계절 내내 국산 도다리를 먹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마리아수산과 사전 계약을 맺고 제주산 도다리를 다량 확보했다. 20일부터 판매되고 있는 ‘제주산 도다리회’ 가격은 시세보다 싼 250g당 1만6500원. 롯데마트의 곽명엽 생선 상품기획자(MD)는 “도다리는 고소하고 육질이 쫀득해 봄철 입맛을 돋게 하는 음식”이라며 “뼈째 씹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제주=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