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쌀밥 덜 먹고 단 음식 끊으세요술·고기 안 먹는데 나타나… 그대로 두면 간경화로 진행… 식이조절 잘하면 예방 가능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선 탄수화물과 당류 대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전문가들은 이 씨를 전형적인 비(非)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로 분류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을 마시는데도(남자는 1주일에 소주 2병, 여자는 1병 이하) 간의 지방량이 5% 이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가벼운 지방간부터 만성간염, 간경변증(간경화) 등 간 내 지방이 원인인 여러 질환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성인 10명 중 3명꼴로 지방간이 있는데, 이 중 비알코올성이 알코올성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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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환자 25%가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간경화로 진행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과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이 원인이기 때문에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이나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해 생기는 비만 외에도 원인이 많다. 가령 당뇨병, 스테로이드나 항경련제와 같은 약물이 원인이 돼 지방간이 될 수 있다.
증상도 간이 있는 상체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뻐근하거나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정도다.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데도 건강검진에서 간 염증 수치가 높게 나오면 그제야 질환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식이 조절만 잘해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인은 밥과 빵 등 탄수화물을 많이 먹기 때문에 지방보다는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줄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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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염증 수치도 남녀 모두 상위 집단이 하위 집단보다 2배 정도 높았다. 특히 탄수화물을 포함해 당류 섭취량이 하루 60g을 초과하는 집단은 25g 미만인 집단에 비해 간 염증 수치가 남성은 약 2.6배, 여성은 2.5∼3.2배 높았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52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 탄수화물 및 당류를 제한하는 식생활 교육을 실시한 결과, 환자 대부분(80.8%)의 간 염증 수치가 좋아졌다. 체중과 체질량지수, 허리둘레도 감소했다.
설탕, 꿀, 사탕, 초콜릿, 라면, 케이크 등 당분이 많은 음식을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달콤한 음료수보다는 물이나 녹차를 마시고 커피도 시럽이나 설탕 없는 제품을 이용하는 게 좋다. 과식이나 야식은 금물. 특히 뷔페 음식이나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과식하기 쉬우니 되도록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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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필수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에어로빅댄스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한다. 한 번 할 때 30분 이상 하는 게 좋다. 땀으로 몸이 촉촉이 젖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한다.
물을 충분히 마셔준다. 운동은 지방간 치료뿐 아니라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혈당도 내려준다.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며 정신적 스트레스도 없애준다.
(도움말=식품의약품안전청,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정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