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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로 공비가…” 시민들, 김신조 침투로 걸었다

입력 | 2013-01-21 03:00:00

수방사, 45주년 기념대회… 경복고∼삼청공원 5km 걷기
근신 마친 연예병사 비 참가




19일 ‘1·21 청와대 습격사건’ 당시 무장공비들의 침투로를 답사하는 ‘제1회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열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김신조 침투로 걷고, 실전 같은 훈련도 하고….’

‘1·21 청와대 습격사건’ 45주년을 맞아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리멤버(Remember) 1·21’ 행사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주최로 21일까지 열린다.

19∼20일엔 수방사와 서울시 공동 주최로 1·21사태 당시 무장공비의 침투로를 답사하는 제1회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나라사랑 걷기대회가 열렸다. 신원식 수방사령관(중장)과 장병, 서울시민 등 1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를 출발해 창의문과 숙정문, 삼청공원에 이르는 약 5km 구간을 걸으며 안보의식과 나라사랑 정신을 다졌다. 19일 행사엔 공무(公務)로 외출했다가 연인으로 알려진 배우 김태희와 사적 접촉을 가져 군 당국으로부터 7일간 근신 처분을 받은 연예병사 가수 비(본명 정지훈·31)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1·21사태 45주년 기념 걷기 행사에 참가한 비(본명 정지훈)가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수방사는 21일 서울 남태령역과 세검정 일대에서 북한군의 침투 및 국지 도발을 상정한 민관군 합동 ‘리멤버 1·21 훈련’을 실시한다. 수방사 직할부대와 특전사 707특임대대, 경찰, 서울시 관계자 등 8500여 명과 장갑차, 헬기 등이 참가하는 이 훈련은 주민 신고로 발견된 적 침투조가 아군과 교전 뒤 도주하자 이를 쫓아 격멸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적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민관군 통합방위능력을 극대화하고, 수도 서울을 사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는 1·21사태의 전사자 묘역 참배와 유가족 위문행사가 열리고, 경복고 강당에선 1·21사태 관련 사진전이 개최된다.

1·21사태는 1968년 1월 21일 북한이 박정희 대통령과 정부 요인을 암살하기 위해 김신조 등 31명의 무장간첩을 보내 청와대 침투를 시도한 사건이다. 당시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북한 124군부대 소속 침투조가 서울 세검정 고개까지 잠입했으나 불심검문에 걸린 뒤 출동한 군경과 교전하다 29명은 사살(1명은 자폭)됐고, 1명은 생포됐다. 이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군경 30명과 민간인 8명이 목숨을 잃었고, 51명이 부상을 당했다. 생포된 김신조 씨는 남한에 귀순해 현재 목사로 활동 중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