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엘리베이터 감속기 제조업체 해성산전은 올해 영업이익의 세 배가 넘는 100억 원을 전북 군산의 새 공장 건설에 투자했다. 경기 침체로 대기업마저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데도 과감하게 역(逆)발상 투자에 나선 것이다. 유럽 일본에서 100% 수입하던 풍력발전기용 감속기의 성능을 개선한 독자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고를 졸업한 후 38년간 감속기에 매달린 이현국 대표는 “혁신적 기술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도 물건을 팔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본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저(低)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해성산전처럼 기술과 창의, 끈기로 무장한 작고 강한 ‘강소(强小)기업’이 훨씬 더 많아야 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현실에서 대기업 몇 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불안하다.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중소·중견기업 층이 경제의 뿌리와 허리를 두껍게 받치고 수출과 성장을 주도하는 대기업과 함께 시장을 개척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첫 정책 행보로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차례로 방문했다.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을 먼저 방문한 5년 전 이명박 대통령과는 달리 중기중앙회를 먼저 방문함으로써 정책의 무게중심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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